2007년 경기도 화성시 동탄1신도시 분양시장을 달궜던 주상복합 아파트가 하반기 줄줄이 입주한다. 대형 복합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메타폴리스를 포함해 6개 단지 2100여 가구다. 일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후 분양된 이들 단지는 분양당시 신도시 개발 기대감 등이 맞물려 수십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 등으로 부동산경기가 침체일로를 걸으면서 즐거운 집들이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상복합은 한 때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기도 했지만 지금은 분양가 이하에 매물이 속출한다. 주상복합 아파트의 생활 편의성을 높여주는 상업시설이 텅텅 비어 있는 것도 시세를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P건설 관계자는 “상가 배후수요인 주거시설(아파트 등) 입주율이 낮으니 상가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악순환 고리가 돌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고 66층 높이를 자랑하며 동탄1신도시 랜드마크 단지로 손꼽히던 메타폴리스는 주택형별로 분양가보다 수천만 원씩 싸게 나온다. 이 단지 159㎡형(고층)은 분양가(7억2990만원)보다 3000만원 싼 6억9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온다. 179㎡형(고층)은 분양가(7억8920만원)보다 5000만원 싼 7억4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최고 1억7000만원 싼 매물 나와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해그랑블은 분양가보다 1억 이상 싼 급매물이 나온다. 139㎡형(저층)은 분양가(5억8770만원)보다 최고 1억3000만원 싼 4억4000만원선에 나온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풍성위버폴리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55㎡형(저층)은 분양가(6억4810만원)보다 1억7000만원 싼 4억7000만원선이다.

최근 동탄2신도시 개발 계획이 최종 결정됐지만 후광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반송동 B공인 관계자는 “그나마 관망세를 보이던 투자수요가 동탄2신도시로 눈길을 돌릴 수 있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배후 주거수요는 넉넉하다는 편이다. 인근에 삼성전자2공장, LG오산공장 등 산업시설이 지속적으로 입주하고 있어서다. 이들 수요는 이제 개발이 시작되는 동탄2신도시보다는 2007년부터 아파트 입주가 시작돼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동탄1신도시를 찾을 것이란 예상이다.

반송동 S공인 관계자는 “매도자에게는 우울한 입주지만 매수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원하던 집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다만 주상복합이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전용 100㎡ 이상으로 이뤄진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